정월방생을 다녀와서 …2015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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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 작성일 15-08-25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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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더니 이른 새벽길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정월방생 및 삼사순례를 하기 위해 나서는 오늘, 일기예보가 잘 맞아 야속한 생각을 하며 떠난 길….
옥천암과는 작은아들의 수능기도로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때 사시기도 예불은 현 주지스님께서 진행하고 계셨는데, 나의 마음을 파고드는 환희스러움, 그 자체였다. 청량하신 그 목소리로 천수경을 처음 들었을 때, 때로는 눈물이 나고 때로는 기쁨을 느끼면서 이렇게 나의 불자로서의 신행은 시작된 듯하다. 옥천암에서 있었던 이런저런 좋은 일들을 추억하다 보니 어느새 삼사순례의 첫 목적지인 평택 제2함대에 도착했다.
가슴 찡한 평택 제2함대, 천안함 사건의 슬픈 기억이 남아있는 이곳에 도착하니 두 아들을 둔 나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니 나뿐만이 아니라 이 나라 어느 부모도 애끓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런 복잡한 마음을 갖고 들어선 대웅전 군 법당에서 방생법회를 하고 영령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그리고 군에 입대한 이 나라 모든 장병이 무사히 부모 품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서원하며 기도를 마칠 수 있었다. 기도를 마친 후 방문한 기념관에서 젊은 영령들의 영정을 보며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한 후 평택 제2함대를 뒤로 한채 다음 행선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삼사순례의 다음 행선지인 심복사는 한 어부가 고기인 줄 알고 건져보니 돌부처였다는 유래가 있는 사찰이다. 이 유래를 듣고 법당에 들어서니 석조 비로자나 부처님이 계셨는데,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 심복사를 순례하고 나서 삼사순례의 마지막 행선지인 만기사로 이동했다. 만기사에서는 팔정도의 뜻이 담긴 산신각이라는 팔각정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주지스님께서는 “예전에는 잡힌 물고기나 새 등을 삶의 터전으로 다시 보내주며 생명의 존엄성을 되새겼다면, 오늘날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직접 찾아가 자비를 전달함으로써 현대적인 사고에서의 방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있을 정초방생법회는 공군으로 갈 예정입니다.”라고 말씀을 하셨다.
이렇게 삼사순례의 큰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푸릇푸릇한 청년들의 모습을 그리며, 내년을 기약했다.
이 자리를 빌려 을미년에도 주지스님 그리고 옥천암과 인연 있는 모든 보살님의 가정에 명훈가피력이 함께 하기를 발원하옵니다.


글 | 황선자(교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