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전에 삼배 올리니 다정하게 미소 지어 주신다. _월보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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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옥천암 작성일 14-07-1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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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양(보련화)
   
연등 살랑대는 오월을 지나 어김없이 푸른 유월로 넘어 왔습니다. 두터운 옷가지들을 잔뜩 끼워 입고 장엄등 작업을 시작한 지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지난 1월 15일 전영일 공방 선생님들께서 간단한 수업을 해 주시는 것을 시작으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봉축팀에 처음으로 합류하게 된 저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보살님들과 서먹했고, 무엇인지 모를 불안함에 잔뜩 긴장이 되었습니다. 또한, 배접이란 생소한 작업에 3미터 정도 되는 천진불과 관세음보살님을 보는 순간 우리가 아니 내가 이 작업을 마칠 수 있을 까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4개월이란 시간이 너무나 즐겁고 행복하게 흘러갔네요.
3미터 높이의 관세음보살님, 천진불 그리고 법당등, 행렬등, 컵등...
여러 한계를 다양하게 느꼈던 작업이었지만, 기술의 수준이 달라졌다고도 자신하게 되었습니다. 각종 등이 종로 거리를 장엄하게 될 연등회는 중요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된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입니다. 그 맥을 이어가는데 일조하고 있다 생각하니 보람찼습니다.
빛 다르고 별 다른 계절은 소리 없이 다가와 있고, 밀어주고 찔러주며 가슴 설레는 배접 마무리를 했다.
지금까지의 열정에 경의를 표하며 봉축팀 애쓰셨습니다.
우리 봉축팀 아무리 힘들어도 귀가하여 가족들에게 힘들지 않은 척 연기도 해야 했고요. 거사님들께서 무슨 코를 그렇게 고냐며 핀잔주기 일쑤였습니다. 그래도 아침이 밝아오면 옥천암으로... 옥천암으로...
세월호 사건으로 화려한 연등행렬을 하지는 못했지만, 추모행렬로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빌었으니 그 또한 뜻 깊었습니다. 170미터 높이의 사다리 위에서 늦은 시간까지의 야간작업을 마다하지 않고 해주신 봉축팀 그리고 행렬등, 컵등 작업에 함께해 주신 옥천암 신도님들께도, 끝으로 다칠까 힘들까 신경써주신 주지스님, 옥천암 식구들 그리고 봉축팀 막내에게 지면을 허락해주신 팀장님께도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