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소연 (2008년 9월호) - 상신중학교 2학년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홍보팀 작성일 08-08-19 23:08

본문

여름 수련회를 다녀와서

이번 여름에는 내가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템플스테이’를 가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절에서 가는 캠프면 스님들처럼 검소하고 소박한 생활을 시키는 것이 아닐까 하고 겁도 났고 또 나는 잠이 많았기에 이른 기상시간에 적응하지 못할까봐 걱정스러웠다. 나는 옥천암에 처음 가 보는 것이었고 매주 청소년 예불에 참석하지도 않았기에 아는 아이들이 한명도 없었다. 그러나 막상 지내보니 친구들(동생들, 언니들)도 참 착하고 좋았다.
우리는 10시쯤에 옥천암에서 집합했다. 조를 3개로 나누었는데 (불, 법, 승보) 나는 불보였다. 조별로 사진을 찍고 그 후 우리는 버스를 타고 수덕사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생활한복같은 것을 입었는데 긴 바지에 조끼까지 있어 조금 덥긴 해도 활동하기 무척 편했다. 그리고 수덕사에 있는 건물들은 모두 깨끗하고 편하고 적당히 넓었다. 그 다음 우리는 옆의 건물로 모여 입재식을 하고 기본적인 설명을 들었다. 그 다음은 저녁을 먹을 차례였는데 ‘발우 공양’을 했다. 순서가 복잡하고 어려웠다. 무엇보다도 그릇 씻은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 왠지 꺼림칙했다. 스님들의 말씀처럼 더러운 것이 아닌 건 알겠지만 그래도 좀 싫었다. 반찬은 전부 채소였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많아서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저녁예불을 드렸다. 절은 산속에 있어서 그런지 밤이 빨리 왔다. 보통 9시면 깨어있을 시간인데 잠자리에 드니까 잠이 전혀 오지 않았다.
그리고 도시는 밤에도 (꼭 전깃불 때문이 아니더라도) 완전히 깜깜하지 않은데, 절은 역시 산속에 있어서 그런지 정~말 깜깜했다. 내가 눈을 감고 있는 건지 뜨고 있는 건지 구분할 수가 없어서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다른 아이들도 같은 말을 했다. 어떻게 이렇게 깜깜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다음날 3시에 일어났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어쨌든, 새벽 예불을 올리고 나서 108배를 했는데 정말 더웠다. 그리고 일을 나눠서 했는데 여자아이들은 어제 먹은 발우를 씻었다. 1시간가량 쉬었다가 등산을 했다. 아까 한 108배 때문인지 다리가 약간씩 후들거렸다. 비가 와서 우비를 입고 등산을 했는데도 다 젖었다.
 점심을 먹고 보원사로 이동해서 돌에 조각된 마애삼존불을 참배했다. 그리고는 물놀이를 하러 갔다. 밤이 되자 영화 ‘원령공주’를 보고 색소폰 연주를 들었다. 재밌었다. 방에서 언니들과 간식을 먹으면서 얘기를 하다가 잤다.
 마지막 날에는 전날보다 좀 더 늦게 일어났다. 새벽예불을 올리고 아침을 먹고 방 정리를 한 다음 회향식을 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옥천암으로 왔다.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긴 했지만 재미있었고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