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조류독감 희생동물 극락왕생 발원” (법보신문 11. 0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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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은 1월19일 서울 조계사에서 구제역 및 조류독감의 종식과 희생동물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천도재를 봉행했다. |
조계종, 19일 조계사서 천도재…사부대중 500여명 동참
혜총 스님 “불법 외면한 어리석음의 결과…모두 참회해야”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희생당한 동물들이 극락왕생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구제역과 조류독감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하루 속히 종식되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발원합니다.”
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1월19일 서울 조계사에서 구제역 및 조류독감의 종식과 희생동물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천도재를 봉행했다. 이날 천도재에는 포교원장 혜총 스님 등 중앙종무기관 소임자 스님들을 비롯해 직할교구 사찰 주지 스님들과 신도, 동물보호협회 관계자 등 사부대중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천도재는 축생으로 살면서도 그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비명 속에 죽어간 희생동물들을 극락세계로 인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대량생산, 대량소비라는 탐욕이 결국 수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내몰게 했음을 참회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5번의 명종을 시작으로 봉행된 천도재는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 현황보고, 추도법문의 순으로 진행됐다. 혜총 스님은 천도법문을 통해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을 부처님 같이, 부모님 같이 섬기라고 말씀하셨다”며 “지금의 사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외면하고 나를 위해 다른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은 어리석음이 만들어낸 참극으로 모두가 참회해야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스님은 이어 “우리의 삶이 업에 따라 나타난 것임을 알게 된다면 서로 배려하고 인정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며 “인간의 무지로 생명이 훼손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며 이를 제도화하는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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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과보고를 위해 천도재에 참석한 이원복 한국동물보호협회 대표는 “지난해 11월29일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으로 지금까지 소와 돼지 220만 마리가 살처분되고, 조류독감으로 닭과 오리 400만 마리가 생매장됐다”며 “단지 질병이 확산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억울하고 죄 없는 생명들이 가장 끔찍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무참히 살해된 것”이라고 정부의 방역대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일부 축산농가의 이익과 청정국 지위를 지키기 위한 예방적 살처분은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사회에 채식문화가 확산되고 동물복지형축산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교계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동참대중은 이날 발원문을 통해 “부처님의 소중한 가르침에도 인간의 어리석음과 탐욕으로 생명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급기야 수백만의 생명을 한꺼번에 살처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참회하며, 모든 생명이 함께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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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천도재는 희생동물의 위패를 소지, 영가를 극락세계로 보내는 봉송 의식을 끝으로 회향했다.
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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