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비구니 스님 파송 법적 문제 없다”(불교신문 1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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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직업에 대한 남녀 구분의 개념이 깨어진지 오래다. 군부대조차 올해 간호사관생도의 10%가 남성으로 채워졌다. 또 올해 육사 졸업생 가운데 수석졸업자를 여성이 차지했다. 하지만 아직도 남성만의 성역인 분야가 있다. 군종 분야다.
하지만 여성을 성직자로 인정하지 않는 가톨릭과 개신교 일부 교단의 입장과 달리 평등을 지향하는 불교에서 왜 비구니 군법사를 선발하고 있지 않는가. 이 문제를 짚어봤다.
비구니 스님들의 군승 법사 임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도 원칙적으로 제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비구니 군승 파송을 논의할 종단 내 기구 구성이 절실하다. 사진은 군포교에 앞장서는 비구니 스님들. |
파주 기갑여단 호국철갑사를 운영하고 있는 비구니 덕현스님은 ‘민간인 성직자’ 신분이다. 하지만 활동은 여느 법사 못지 않다. 법회를 보고, 때때로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사병들을 위로하는데 “고민을 상담하기 위해 법당을 찾는” 군장병이 적지 않다.
덕현스님은 “장병들이 어머니의 향수를 느끼는 것 같다”며 “비구니 스님들이 군법사로 활동한다면 군포교가 지금보다 두배 이상 활성화 될 것이다. 비구니 스님들이 법사로 활동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 비구니 스님들의 파송이 법적으로 가능할까? 답은 ‘가능하다’ 다. 2009년 군종교구가 국방부에 수차례 공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들은 답변은 “비구니 스님을 파송하는데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것.
조계종 종회의원 정범스님은 “가톨릭과 일부 개신교단에서 형평성을 이유로 반대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가 비구니 스님을 군법사로 파송한다고 해서 막을 명분이 없다”고 진단했다. 스님은 또 “2016년 개신교 여성목사 파송이 예정돼 있다. 여성 군승 장교를 선점한다는 점에서 더 이상 파송을 늦출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전국비구니회 ‘긍정’ 입장
총무원 “계단위 거쳐 결정”
군종특별교구 “필요하다”
교육기관·군병원 중심 적극적 활동 ‘기대’
지난 해 11월 열린 제 188회 중앙종회에서 종회의원 제정스님은 종책질의를 통해 여군군종장교제 필요성에 대한 종단 대책을 질의했다. 총무원 총무부는 “법적문제 없고 계단위원회의 의견을 최종참고하여 신속히 결정하면 된다”고 답했다.
전국비구니회에서도 비구니 군승파송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전국비구니회 기획실장 효탄스님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이 마련된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어린이 청소년 포교가 무너진 현실에서 군포교가 가장 적절한 대안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종단이나 교구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한다면 파송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비구니 군승 파송에 따른 문제로는 복장과 기초군사훈련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군복을 입고 군사훈련을 받는다는 것이 비구니 스님들로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또 유발을 원칙으로 하는 군대와 삭발염의하는 불교의 전통이 상충된다. 효탄스님은 “군의 특수성을 이해하지만, 승가의 위의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합일점을 찾기 위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군종교구의 입장은 “필요하다”로 압축된다. 교구 총무국장 지선스님은 “과거에는 삭발을 반대하는 분위기가 많았지만, 군승을 독신출가자로 제한하면서 삭발하는 법사들이 많이 늘어났다. 의제에 대한 부분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고 전하고 “군승 확보가 점점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비구니 스님들의 파송 필요성이 늘고 있다.
개신교는 목사 부인이, 가톨릭은 수녀들이 비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선교 효과가 좋다. 비구니 스님들이 군법사로 활동한다면 포교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군불교 관련 단체의 입장은 ‘비구니 스님들의 파송이 필요하다’는데 모아진다. 그런데 파송의 필요성만 제기될 뿐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기구가 없어 개별적인 주장에만 머물고 있는 현실이다.
한 군법사는 “종단과 교구, 비구니회에서 파송문제를 주도적으로 논의하려고 하지 않고,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다”고 지적하고 “세미나를 통해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종단, 종회, 교구, 비구니회가 참여해 논의기구를 구성, 파송문제를 논의한다면 단시일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구니 파송,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주도적으로 나서는 곳이 없어 멈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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