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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동계 올림픽 생중계 캡쳐화면. |
SBS 동계올림픽 생중계에서 경기 해설자가 특정 종교를 찬양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알려진 SBS 제갈성렬(춘천시청 감독) 해설위원은 2월 24일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만 미터 경기에서 이승훈 선수의 금메달 획득이 확정되자 “우리 주님께서 허락하셨다”라고 말하는 등 공중파 방송에서 특정 종교를 선교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제갈성렬 해설위원의 종교편향적인 해설 내용과 관련 다음 아고라에서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 접속한 한 네티즌은 댓글에서 “SBS가 상업방송이라지만 공중파 방송에서 대놓고 개신교를 찬양할 수 있느냐”며 “저 개념없는 해설자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싶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한 네티즌은 “아침부터 이승훈 선수의 승전을 기원하며 경기를 지켜봤는데 해설자가 주님, 하나님이라는 말로 공공연히 개인적인 신앙을 내비춰 아주 불쾌했다”고 말하는 등 스포츠 정신을 위배한 해설자의 선교 행위를 질타했다.
국적과 인종, 종교를 초월한 스포츠의 정신을 외면한 채 경기장에서조차 선교 행위를 일삼는 개신교인의 행동에 불교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조계종종교평화위원회 손안식 공동위원장은 “공정한 보도와 해설을 요하는 올림픽 경기에서 개인의 신앙을 여과 없이 드러낸 해설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을 마치 특정 종교에서 보낸 양 보도한 제갈성렬 씨를 바로 하차시켜야 한다”며 고 비난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정범 스님은 “안하무인격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해설위원의 태도를 용인한 방송국의 태도도 문제”라고 전제한 뒤 “공중파 방송에서, 그것도 대한민국의 수많은 국민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특정 종교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행태는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 간 화합의 분위기를 깨트리는 범죄”라고 꼬집었다.
보리방송모니터회는 “공중파 방송에서 자신의 종교를 지나치게 드러내는 것은 마약을 복용하고 나온 선수나 다를 바 없다”라고 비판하며“그렇다면 (승전하지 못한 )다른 선수들은 주님의 저주로 탈락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조계종 사회부장 혜경 스님은 “특정 종교를 찬양하는 발언을 한 해설위원이 더 이상 출연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SBS 방송사에 항의 공문을 발송하는 등 회의를 거쳐 엄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와 관련 헌법파괴 범불교대책위원회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SBS방송국 문화체육관광부 종교차별신고센터에 신고, 문책, 시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스포츠를 통한 복음 전파와 기독교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자신의 선교 의지를 내비쳐온 제갈성렬 해설위원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출신으로 미혼임에도 집사 직분을 받았을 만큼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졌다.
최승현 기자